
그런데 서울에 사는 아이들은 ‘자연’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크는 경우가 많잖아요. 그래서 저는 주말에 아이와 함께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어요. 또 한 달에 한 번 아이와 함께 에버랜드 ‘동물/식물 사랑단 수업’을 들으며 가까운 거리에서 동·식물을 만나고 와요. 동물과 식물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. 이런 식으로 동식물을 접하면 아이의 동식물에 대한 관심이 절로 커져요.


아이에게 새로운 것을 알려줄 때 종종 ‘교구나 키트’를 이용해 놀이를 연결해서 하려고 하고 있어요. 언제는 아이가 응가랑 방귀는 왜 나오냐고 묻더라고요. 제가 소화기내과 의사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알려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검색하다가 키돕의 ‘인체과학’ 키트를 발견하게 되었어요.
홈키트 활동 중 입-식도-위-소장-대장을 거쳐 음식물이 지나가는 경로를 직접 만들 수 있더라고요. 어찌나 좋아하던지 수십 번 반복했던 것 같아요. 그 이후 무언가를 먹을 때마다 ‘음식물이 내 몸 어디를 지나고 있어!’ 이야기하는데 정말 귀엽더라고요.

[생명과학] 궁금해요 나의 몸!
Q. 홈스쿨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나요?
아무리 놀며 배우는 거지만, 뚱딴지같게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가르쳐줄 수 없잖아요. 그래서 저는 아이가 다니는 ‘유치원 수업 내용’에서 힌트를 얻거나 나중에 접하게 될 ‘초등 교과서’를 활용하는 편이에요. 유아기에는 간단한 자극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거창하지 않아도 유치원에서 배운 내용을 다른 체험 활동으로 채워줬어요. 그럼 주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기억하며 본인 것으로 만들거든요.

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주제를 아이가 즐겁게 놀이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뽑아서 알려주면, 앞으로 학교 가서 배울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있어요. 저는 최근에 초등 3~4학년의 ‘지리 인식', ‘고장의 위치와 범위 인식'이라는 교과 내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아이와 ‘우리 동네 지도 만들기' 놀이를 해봤어요.